전쟁 같았던 1달
사실 멜번댁은 결혼식날 입술이 부르텄답니다.
새 신부 화장으로도 가려지지 않을 만큼요. 흑흑…
그도 그럴 게,
임신 초기, 한창 입덧이 심할 시기였거든요.
그런데 시댁 식구들 한국 구경시켜 드리랴,
결혼식 준비하고, 예식 치르랴…
그야말로 전쟁 같은 한 달이었습니다.
그 덕분에 한 달 동안 7kg이 빠졌어요. (진짜예요…)
그리고 결혼식 전날, 새신랑에게 미리 경고했었죠.
“우리 이모들 만만치 않으니까 조심해.” (저희 엄마, 다섯 자매세요… )
그랬더니 이놈의 새신랑, 아주 의기양양하게
“걱정 마~ 나 술 센 거 알잖아?
내 결혼식 날 설마 내가 취하겠어?”
…네.
K 아줌마들 무시하더니, 설마가 사람 잡았습니다.
이모님들 여러 번 순번 돌아가며 호서방 연거푸 소주 대작을 시키시더니,
매달아 놓고 발바닥 안 때리는걸 영광으로 알라며 으름장을 놓기 시작합니다.
(차마 통역을 못해주고 있는데, 오늘도 얄미운 형부는 옆에서 살뜰하게 통역해 줍니다.)
그 뒤,
오빠는 위스키 몇 병을 가져오더니 폭탄주를 말기 시작합니다.
결혼식 날 저녁 9시,
인사불성이 된 새신랑은 그나마 걸을 수 있는 형제들 등에 업혀 방으로 직행…
멜번댁은요?
임신해서 술도 못 마시고,
양가 어르신들 술주정받아주느라 거의 밤을 새웠답니다. 허허…
그래도요,
양가 친척들 모두가 잊지 못할 결혼식이었다고 하셨어요.
그 말 한마디에 마음이 놓였답니다.
그렇게 시댁 식구들 한국 나들이를 무사히 마치고,
다시 멜번으로 복귀!
그리고 멜번댁의 배는… 점점 불러옵니다.
참 신기한 일이에요.
뱃속의 아이를 만난다는 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내 몸속에서 소중한 생명이 자라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드디어... 40주를 채운 멜번댁!
그런데 꼬물이... 나올 생각을 안 합니다.
어!!!!
이러면 안 되는데?
다음 이야기도 기대해 주세요! - 멜번댁의 출산과 아기사진 공개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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