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 난 멜번댁 가족, 결혼 날짜 잡느라 정신없습니다.
그 와중에 저는…
입덧 지옥에 빠져 있었죠.
부모님께서 뿌려놓은 축의금 덕분에,
결혼식은 한국에서 하기로 했습니다.
게다가 호주는 손님들이 선물을 들고 오는 문화라,
결혼 비용이… 상상 이상으로 어마어마했어요.
신랑 쪽 가족은 겨우 10명 남짓, 신부 쪽은 그래봤자 얼추 150명 되니,
일반 식장을 빌리기엔 택도 없었죠.
그래서 제가 멜번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준비했답니다.
식장겸 게스트 들이 묵을 양평에 있는 한옥 게스트 하우스를 빌리고,
부모님은 하객들을 위한 버스 대절,
제 웨딩드레스는 멜번에서 직접 사 오고…
근데 이게 웨딩 준비의 끝이 아니었어요.
사회자와 통역사, 음악 선정, 케이크 준비까지…
아, 이러다 진짜 웨딩플래너로 직업 전향해도 되겠다 싶더라고요.
브라이드메이드(Bridemaids)랑 그룸즈맨(Groomsman)은 서양식 결혼의 단골손님이죠!
멜번댁도 호주 베스트 프렌드와 한국 베스트 프렌드들에게 부탁했어요.
혹시 모르는 분들을 위해 잠깐 설명하자면,
**브라이드메이드(Bridesmaids)**는 신부를 도와주는 여자 친구들인데,
같은 드레스를 맞춰 입고 신부 옆에서 예쁘게 서주는 역할이에요.
한국식으로 말하면 신부 측 들러리쯤?
그리고 **그룸즈맨(Groomsman)**은 신랑의 들러리들입니다.
작은 TMI 하나!
: 메이드 오브 아너(Maid of Honor)는 신부 베프이자 웨딩판 조력왕! 결혼식 당일엔 거의 신부 매니저급이에요.
베스트맨(Best Man) 또한 신랑의 베프이자 분위기 띄워주고 스피치까지 해주는 역할이랍니다.
하지만 멜번댁은 "메이드 오브 아너" 가, 호서방은 베스트맨이 필요치 않았답니다.
멜번댁은 어차피 부모님과 언니, 멜번댁이 다 준비했고, 호서방 베스트맨은 한국어를 못하므로 생략!
드디어 식이 시작되고,
<혹시 궁금해하실까 봐...>
호주에서 화동을 플라워 걸(Flower Girl), 페이지 보이(Page Boy)라고 합니다.
플라워 걸(Flower Girl)은 결혼식 입장 때 꽃잎을 뿌리며 걷는 꼬마 천사고,
페이지 보이(Page Boy)는 반지 들고 나오는 귀요미 꼬마 신랑이에요!
멜번댁 화동들은 이제는 장성해서 십대가 된 귀여웠던(?) 조카들이 해줬답니다.
그런데 식 중간에 우리 엄마, 깜짝 이벤트를 터뜨리십니다.
외국사위랑 대화하고 싶다고, 틈틈이 영어 공부를 하시더니…
밤낮으로 몰래 영어로 쓴 장문의 편지를 낭독하셨어요.
(진짜 저도 몰랐어요. 완전 서프라이즈!)
결과는요?
결혼식장이 눈물바다…
곧이어 엄마 친구분들의 사물놀이 공연과 창 공연이 있었어요.
포스팅하면서 사진 정리하다 보니,
저도 모르게 추억 속으로 퐁당 빠져버렸네요.
이래저래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사랑스러웠던 우리 결혼식!
이런 날이 있었기에 지금의 멜번댁 가족도 있는 거겠죠?
다음 이야기도 기대해 주세요. - 결혼식 뒤풀이와 멜번댁의 임신 라이프 곧 공개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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