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호서방과 멜번댁의 첫 만남부터 프러포즈까지
그야말로 파란만장했던 사랑 이야기를 들려드리러 왔어요.
멜번에 온 지 벌써 12년이 넘어가네요.
호주땅을 밟은지는 그보다 훨씬 전이었지만요.
당시 멜번댁이 살던 곳은
근처에 감성카페들이 몇군데 있는 좋은 동네였답니다.
운동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어김없이 커피 한잔을 들고 집으로 가곤 했었죠.
그게 제 소소한 일상 중에 하나였어요.
그러던 어느날,
평소와 같이 카페에 들러 커피를 주문하고 있었는데
정장 입은 한 멋진 호주남과 눈이 딱! 마주친 거예요.
그게 바로 호서방과의 첫 만남이었습니다.
그 남자는 클라이언트와 미팅을 막 끝낸 참이었고,
잠시 후, 조심스럽게 다가오더니 번호를 주며 말을 건네왔어요.
(느낌 나쁘지 않아!)
처음 백그라운드를 물어보길래 그냥 KOREAN이라고 하니,
NORTH인지 SOUTH인지 묻지 않더군요.
왜 묻지 않냐고 하자 그거 묻는 사람이 이상한 사람 아니냐더라고요.
(맘에 딱 들었쓰!)
그렇게 얼마간 얘기를 했을까 그 사람이 갑자기 묻더군요.
"손흥민 경기 실제로 보고 싶지 않아요?"
어머어머! 배운 사람! 당연하지!! (당시 아시안컵이 멜번에서 열리고 있었어요.)
자기가 티켓이 있다며 당당히 같이 갑시다! 하더군요.
완전 좋아 멜번댁은 신나게 태극기 수작업해서 고고!!
그 유명한 쏜도 보고 신나게 맥주 사러 갔는데
엇?! 경기장 맥주바가 왜 이리 고급져?
이 프라이빗함 뭐지?
"호주 경기장은 원래 다 이렇게 럭셔리해요?" (멜번댁은 한 번도 호주 경기장을 가본 적이 없었어요.)
하고 물었더니,
호서방은 그저 빙그레 웃기만 하더군요.
나중에 알게 된 진실은...
실은 친구들과 경기를 보려 했었는데 급히 제 티켓을 구하느라,
VIP석밖에 안 남았던 거죠!
그래서 VIP석 2장을 새로 구매 후 자기 티켓은 다른 친구에게 줬대요. (귀엽네 우리 호서방~)
그날 이후 우리는 눈이 맞아,
산으로 바다로 실컷 데이트하며 놀러 다녔죠.
시간이 흐르고 살림도 함께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미래를 이야기가 오고 갈 때 즈음이었어요.
"이번에 한국에 갔다 올까 우리?"
제 머릿속은 이거였죠.
'부모님 소개를 시켜줄 때니 날을 잡자!'
그런데 이 사람은.....
" 오우!! 코리아! 좋아 좋아 놀러 가자! "
마음의 준비고 뭐고 아...... 무 생각이 없었던 거죠.
속마음을 말하지 않은 게 아~~ 주 큰 잘못이었단 걸
한국 땅에 발을 디디고 나서야 깨달았죠.
다음 편에서,
코리아 여행? 아니면 미래 장인어른 장모님께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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