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멜번댁 일상 이야기

5화. 결혼식 날 신랑이 실려 갔습니다.

by 멜번댁 2025. 5. 24.

전쟁 같았던 1달

 

 

사실 멜번댁은 결혼식날 입술이 부르텄답니다.

 

새 신부 화장으로도 가려지지 않을 만큼요. 흑흑…

 

그도 그럴 게,

 

임신 초기, 한창 입덧이 심할 시기였거든요.

 

그런데 시댁 식구들 한국 구경시켜 드리랴,

 

결혼식 준비하고, 예식 치르랴…


그야말로 전쟁 같은 한 달이었습니다.

 

그 덕분에 한 달 동안 7kg이 빠졌어요. (진짜예요…)

 

 

 

 

삼청동 카페에서, 그리고 역시나 한국의 밤거리를 신기해 하는 시댁 식구들

 

 

 

 

N타워에서 마침 공짜로 빌려준 한복. 그래서인지 그닥 알흠답지는 않네요. 약간 언년이들 느낌같은...

 

무의식 중에도 꼬물이를 만져보는 나

 

 

호서방 2인분 업느라 고생했네. 고생했어.

 

 

 

시어머니가 특별히 부탁해서 찍은 우리 귀염둥이 화동조카

 

 

 

그리고 결혼식 전날, 새신랑에게 미리 경고했었죠.

 

“우리 이모들 만만치 않으니까 조심해.” (저희 엄마, 다섯 자매세요… )

 

그랬더니 이놈의 새신랑, 아주 의기양양하게

 

“걱정 마~ 나 술 센 거 알잖아?

 

내 결혼식 날 설마 내가 취하겠어?”

 

…네. 

 

K 아줌마들 무시하더니, 설마가 사람 잡았습니다.

 

이모님들 여러 번 순번 돌아가며 호서방 연거푸 소주 대작을 시키시더니,

 

매달아 놓고 발바닥 안 때리는걸 영광으로 알라며 으름장을 놓기 시작합니다.

 

(차마 통역을 못해주고 있는데, 오늘도 얄미운 형부는 옆에서 살뜰하게 통역해 줍니다.)

 

그 뒤,

 

오빠는 위스키 몇 병을 가져오더니 폭탄주를 말기 시작합니다.

 

 

결혼식 날 저녁 9시,


인사불성이 된 새신랑은 그나마 걸을 수 있는 형제들 등에 업혀 방으로 직행…

 

멜번댁은요?


임신해서 술도 못 마시고,


양가 어르신들 술주정받아주느라 거의 밤을 새웠답니다. 허허…

 

그래도요,

 

양가 친척들 모두가 잊지 못할 결혼식이었다고 하셨어요.

 

그 말 한마디에 마음이 놓였답니다.

 

 

 

형아가 새신랑한테 뽀뽀하고 난리가 났네, 우리 어머님의 자연스러운 하트, 알흠답게 화장하고 머리한 우리언니

 

우리오빠 눈 돌아갔다.

 

 

 

시댁식구들 방. 마음껏 영어쓰세요. 통역사 이제 필요없답니다.

 

 

 

 

그렇게 시댁 식구들 한국 나들이를 무사히 마치고,

 

다시 멜번으로 복귀!

 

그리고 멜번댁의 배는… 점점 불러옵니다.

 

 

 

 

 

참 신기한 일이에요.

 

뱃속의 아이를 만난다는 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내 몸속에서 소중한 생명이 자라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드디어... 40주를 채운 멜번댁!

 

그런데 꼬물이... 나올 생각을 안 합니다. 

 

어!!!!

 

이러면 안 되는데? 

 

 

다음 이야기도 기대해 주세요!  -  멜번댁의 출산과 아기사진 공개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