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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번댁 일상 이야기

6화. 제왕절개, 병원비 0원?! 멜번 공립병원 출산 리얼 후기

by 멜번댁 2025. 5. 25.

40주를 꽉 채운날 마지막 검진을 받으러 병원에 갔어요.

 

분명 양수도 안 터지고 아무 이상도 없었는데,

 

검진을 하던 의사 선생님의 표정이 어두워집니다.

 

" 차 어디다 주차했어요? "

" 2시간짜리 길거리 주차요. "

" 지금 차 옮기고 오세요!! "

"..... 네?.... "

 

알고 보니, 양수가 새고 있었다고 합니다. 아.... 이 둔감한 아줌마.

 

갑작스러운 소식에도 다행히 며칠 전에 한국에서 오신 엄마가 함께 있어 마음이 놓였어요.

 

그리고 호서방에게 급히 연락!

 

" 짐 싸놓은거 가지고 바로 병원으로 와! 컴온~~ "

 

그렇게 예고도 없이 출산이 시작됐습니다.

 

심장이 두근두근...!! 

 

호서방 도착하기도 전에 유도분만 주사를 맞고,

 

곧이어 진통이 밀려왔어요. ㅜㅜ 

 

으악~~! 

 

무통주사 후기를 안 좋게 들어서 '나는 안 맞아야지!' 결심했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진통 전의 이야기.

 

" 에피듀럴!!!!! 플리즈!!! 허리업~~!!! " 을 외칩니다.

 

진통 10시간 만에 찾아온 무통천국.

 

아.... 좋다....

 

멜번댁 겨우 잠에 듭니다.

 

그. 런. 데!!!

 

갑자기,

 

" 코드핑크! 코드핑크! 블라블라"

 

대략 8명이 넘는 의사, 간호사들이 갑자기 제방으로 우르르...

 

저를 급하게 깨웁니다.

 

이.. 이건 무슨 일??

 

갑자기 제 침대를 끌고 수술방으로 급히 이동합니다.

 

뭐야... 무서워..ㅠㅠ

 

이동하는 도중에 설명을 시작합니다. 

 

" 자궁이 7cm까지 열렸는데 아기 심장박동이 너무 떨어지고 있어요.

 

지금 당장 수술해야 합니다.

 

빨리 읽고 사인하세요."

 

허얼....

 

한국말도 아닌 영어로 쓰여있는 수술 동의서 에라이~! 제대로 읽지도 않고 싸인 휘리릭~ 

 

그렇게 정신없이 예고도 없는 제왕절개가 시작하더니

 

얼마 안 걸려 "으앵, 으앵" 꼬물이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작고 귀여운 꼬물이가 드디어 세상에 나왔어요.

 

 

대차게 우는 꼬물이

 

 

그 순간 평소에 감정표현이 서툴렀던

 

호서방이 흐느끼더군요.

 

처음 봤어요. 호서방 우는 거.

 

저도 눈물이 또르르.

 

 

 

셋이된 우리가족

 

 

 

안녕. 꼬물아. 반가워

 

 

안녕. 난 외할머니라고 해

 

 

 

얼굴이 오렌지 사이즈랑 똑같구나. 장난꾸러기 호서방 같으니...

 

 

 

 

 

지금 생각해도 믿기지 않는 하루였어요.

 

예고도 없이 찾아온 출산.

 

무섭고, 놀랍고, 벅차고....

 

그 순간을 함께 해준 가족들 덕분에,

 

무사히 이 소중한 날을 기억할 수 있게 되었어요.

 

 

 

[출산 꿀팁💡] 멜번 공립병원에서 제왕절개? 무료예요!

 

참고로 저는 멜번에 있는 공립병원(Public Hospital)에서 출산했어요.


진료, 유도분만, 무통주사, 제왕절개, 입원(제왕절개는 보통 3일)까지 전부 무료!


의료진들 모두 너무 친절하게 도와주셨어요.

 

이게 가능한 이유는,


**Medicare(메디케어)**가 적용되는 공립병원 출산 시스템 덕분이에요.

 

🇦🇺 호주 시민권자, 영주권자라면 누구나,


공립병원에서의 출산은 거의 모든 비용이 무료랍니다.
(단, 산부인과 개별 클리닉이나 사립병원을 선택하면 비용이 발생할 수 있어요.)

 

공립병원이 얼마나 든든한 지원이 되는지 직접 체감했어요.

 

출산 전에는 '무조건 사립병원이 더 좋다'는 인식도 있었는데,

 

이번 경험을 통해 공립병원도 충분히 안전하고, 만족도 높다는 걸 느꼈어요.

 

하지만 저처럼 응급이나 특별한 사유가 있지 않는 이상, 제왕절개는 선택할 수 없어요.

 

마지막에 병원에서 나오면서 엄마가 하시는 말

 

" 야 그냥 나올라니까 너무 이상하다. 돈 한 푼 안 받냐.. 허허 "